고혈압은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질환이다. 특히 문제는 초기에 뚜렷한 통증이나 불편함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건강검진에서 수치가 높게 나오거나, 두통·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서 뒤늦게 문제를 인식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고혈압이 막 시작될 때 나타나는 초기 증상부터, 약을 복용하기 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관리 방법까지 차분하게 정리한다.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지금 당장 생활에서 점검해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고혈압은 왜 초기에 알아채기 어려울까
고혈압은 흔히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린다. 혈압이 서서히 올라가도 몸이 즉각적인 경고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수축기 혈압이 130~139mmHg, 이완기 혈압이 80~89mmHg 수준인 초기 단계에서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그래서 피곤해서 그렇겠지, 나이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 시기에 이미 혈관에는 미세한 부담이 쌓이기 시작한다. 심장은 더 강하게 혈액을 밀어내야 하고, 혈관 벽은 점점 탄력을 잃는다. 증상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면, 어느 순간 고혈압 진단 기준을 넘어서게 되고 이후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혈압 초기 증상으로 자주 나타나는 신호
고혈압 초기에는 명확한 통증보다는 ‘이상하다’는 느낌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유 없는 두통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뒤통수나 머리가 묵직한 느낌이 자주 든다면 혈압 변동을 의심해볼 수 있다. 둘째, 어지럼증이나 순간적인 중심감각 저하다. 갑자기 일어설 때 눈앞이 잠깐 어두워지거나,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혈압 조절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답답한 느낌이다.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뛰는 느낌이 잦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넷째,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변화다. 단순 피로와 달리 충분히 쉬어도 개운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초기 고혈압 신호일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하나만 놓고 보면 흔한 증상이지만, 여러 개가 동시에 반복된다면 혈압을 한 번쯤 점검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혈압 수치로 보는 고혈압 초기 단계
고혈압은 증상보다 수치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이다. 이보다 약간 높은 120~129mmHg는 ‘주의 단계’, 130~139mmHg 또는 80~89mmHg는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된다. 이 구간이 바로 관리의 골든타임이다. 아직 약물 치료 없이도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 시기를 놓치면 혈압은 자연스럽게 더 높아질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한 번의 측정이 아니라, 집에서 일정 시간대에 반복 측정해 평균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먹기 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관리법
고혈압 초기라면 가장 먼저 생활습관 점검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염분 섭취 줄이기다. 국물 위주의 식사, 젓갈·가공식품·외식이 잦다면 나트륨 섭취량이 쉽게 기준을 넘는다. 국물은 절반만 먹고, 간은 싱겁게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혈압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체중 관리다. 체중이 1kg 줄어들 때마다 혈압이 함께 내려가는 경우도 흔하다.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걷기, 가벼운 근력 운동을 병행해 체지방을 서서히 줄이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규칙적인 혈압 측정이다. 병원에서만 재는 혈압은 긴장으로 인해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집에서 같은 시간대에 측정한 기록을 남기면 자신의 혈압 패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잠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혈압은 쉽게 올라간다. 수면 시간과 질을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안정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고혈압 초기 관리가 중요한 이유
고혈압은 단독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관리하지 않으면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질환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무서운 점은 이런 합병증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말하면, 초기 단계에서 관리에 성공하면 평생 약 없이 지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혈압은 생활습관의 결과이기 때문에, 지금의 선택이 5년 뒤 건강을 결정한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사소한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수치로 확인하고 생활을 조정하는 것. 그것이 고혈압을 가장 현명하게 다루는 방법이다. 이 글을 읽는 지금이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